
‘10년 간 모시고 살았는데’ 유류분 청구에 대한 기여의 항변
기존 대법원은,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의 전제 문제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상속인들의 상속분을 일정 부분 보장하기 위하여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제한하는 유류분과는 서로 관계가 없다"는 것으로, 공동상속인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기여분이 결정되지 않은 이상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기여분을 주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기여분이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유류분을 산정함에 있어 기여분을 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입장은, 피상속인을 오랜 기간 부양하고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이 그 대가로 생전 증여를 받았더라도, 다른 상속인이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면 기여분을 전혀 고려받지 못한 채 증여받은 재산을 반환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발생시켰습니다.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는 유류분 제도에 관한 민법 조항들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그동안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에서 기여분 항변이 인정되지 않아 발생했던 불합리한 상황들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결정은 유류분 제도와 기여분 제도 간의 조화로운 운용을 위한 입법적 개선이 필요함을 명확히 한 것으로, 향후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에서 기여분 항변이 인정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앞으로 피상속인을 모시고 있는 경우, 혹시 모를 유류분 청구에 대해 기여의 항변을 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은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첫째, 피상속인이 생전에 상속인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그것이 단순한 증여가 아니라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의 대가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여계약서나 유언장에 기여의 내용과 그에 대한 보상의 취지를 구체적으로 기재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증여나 유증이 실질적으로 기여의 대가에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도록,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 기간, 방법, 정도,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 또는 유지에 기여한 구체적 내용, 증여 당시 피상속인의 의사와 증여의 취지, 배우자의 경우 혼인 기간 동안의 가사노동 및 경제적 기여에 관한 증거들을 미리 구비해야 합니다.
비록 현행법상으로는 여전히 기여분 항변이 제한되어 있지만, 증여나 유증이 실질적으로 기여의 대가에 해당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한다면, 법원이 이를 고려하여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향후 민법 개정을 통해 유류분 제도와 기여분 제도가 조화롭게 운용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며, 그때까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증여나 유증의 실질이 기여의 대가임을 입증하는 전략을 통해 기여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 태림 부천 분사무소 윤현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