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식이나 모임 후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마음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음주단속에 적발된 아찔한 상황에서 ‘증거가 없으니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지 않겠지’하는 마음으로 경찰의 음주측정요구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대단히 위험한 판단이다.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행위’ 그 자체가 ‘음주운전’과는 별개의 독립된 범죄를 구성하며, 단순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는 경우보다 자신을 훨씬 불리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경찰공무원은 운전자가 술에 취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운전자는 이에 응해야 하며(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불응한다면 그 자체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즉, ‘음주측정거부’ 자체가 범죄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법원은 음주측정거부를 단순히 증거 확보를 회피하는 소극적 행위로만 보지 않고,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국가의 법 집행 작용을 정면으로 방해하는 중대한 ‘공권력 경시 행위’로 판단하며 엄히 처벌하는 추세이다(광주지방법원 2023. 12. 12. 선고 2023노2528 판결 등 참조).
가장 큰 문제는 가중처벌이다. 일반적으로 음주측정거부는 음주운전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데 음주운전죄와 음주측정거부죄는 별개의 범죄로(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4도5257 판결 등 참조) 통상 검사는 음주운전죄와 음주측정거부죄를 모두 기소하며, 이른바 ‘실체적 경합범’ 관계가 되어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형법 제37조, 제38조).
실무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측정 거부 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 명시적으로 측정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 외에도, 입김을 부는 시늉만 하거나, 숨을 짧게 끊어 부는 등 정상적인 측정이 불가능하도록 방해하는 행위와 같은 소극적 불응이나 계속 말을 바꾸거나 시간을 끌며 즉각적인 측정에 협조하지 않는 행위 등이다. 또, 경찰관의 호흡 측정 요구는 거절하였다가 이후 혈액채취의 방법으로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므로 음주측정거부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경우에도 음주측정거부죄는 성립한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4789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변론을 해야 할까? 경찰관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모든 경우에 범죄가 성립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가 ‘적법’해야 하며, 당시 측정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에 집중하여 변론을 하여야 한다.
예컨대,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가 이루어진 경우(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참조), 교통사고로 골절 등 중한 상해로 인한 통증으로 호흡이 어려웠고 그 결과 음주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도7125 판결 참조), 운전자가 신체 이상 등의 사유로 호흡 측정이 불가능하거나 심히 곤란하여 처음부터 경찰에게 혈액채취의 방법을 요구하는 경우(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도4220 판결 참조)에는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법원은 당시 운전자의 외관태도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이를 판단하기 때문에(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0도6026 판결 참조) 이를 입증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사건 초기부터 경찰의 음주측정요구가 절차적으로 적법했는지, 운전자에게 측정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존재했는지, 측정 과정에서 강압적인 행위는 없었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해졌다면, 주저하지 말고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기를 바란다.
법무법인 태림 서울 본사무소 김진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