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대만을 여행할 당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휴대폰 카메라 사용시 전자셔터음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로밍으로 인하여 해당 국가의 통신망 접속이 확인되면 자동으로 셔터음 설정 이 변경되지만, 더욱 재미있는 점은 일본만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셔터음이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을 때 셔터음을 발생시켜 심리적인 억제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필자 또한 일본의 전철에서 바깥 풍경을 담기 위해 무심코 사진을 찍다가 발생한 셔터음으로 주위 사람들을 의식했던 적이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일본은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촬영시(다만 이때의 ‘불법촬영’이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처벌에 대한 양형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법촬영시 그 유리한 양형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당연히 피해자와의 합의도 중요하지만, 촬영물에 대한 면밀한 검토 또한 수반되어야 한다.
실제 진행했던 사건을 예를 들면, 피고인은 1심에서 불법촬영으로 인하여 재 판을 받을 때 그 증거로 수 십여 개의 동영상과 사진이 제시되었다. 피고인은 객 관적인 증거가 존재하였기에 유리한 양형을 기대해보고자 위 촬영물에 대한 검토 없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선처를 구하였으나, 1심 선고 시 법정 구속을 선고받았고 이로 인해 피고인의 부모님으로부터 제2심을 의뢰 받게 되었다.
필자가 2심을 수임 받고 기록을 검토한 결과, 사진의 상당수가 동영상으로부터 파생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동영상 촬영물에 대하여 피고인이 다시 캡처본을 따로 만들어 저장해 놓았는데, 수사기관은 이를 2개의 범죄사실로 구성한 것이다.
이에 모든 촬영물을 재검토하여 증거로 제시된 사진과 동영상 중 중복되는 파일들을 가려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범죄사실에 관한 사실오인을 주장한 피고인의 항소가 받아들여져 제2심에서 감형을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불법촬영물에 대한 수사기관의 증거는 반드시 확인한 후 피고인에게 불리한 범죄사실이 증가하지 않도록 미리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때로는 이를 위한 변호사의 법률 조력도 필요할 수 있다.
불법촬영 사건의 특수성은 ‘파일의 수’가 곧 ‘범죄의 수’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1개의 동영상에서 5장의 캡처 이미지를 따로 저장했다면, 수사기관이 이를 ‘6개의 범죄’로 구성할 수 있으며, 이는 양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4조 제1항에 따라, ‘카메라나 그 밖의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한 경우’에는 징역형과 벌금형이 병과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로 다뤄진다.
또한 수사 초기단계에서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위축되어 모든 혐의를 포괄적으로 인정할 경우, 이후 법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초기 대응에서부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혐의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촬영물의 실제 내용과 구체적 촬영 경위, 파일 간의 중복 여부, 범죄구성요건 해당성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끝으로,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처벌은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무고 또는 과잉기소로 인해 억울하게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도 존재하는 만큼,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와 법리적 쟁점을 분명히 다투는 것이 양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건임을 강조하고 싶다.
법무법인 태림 임장범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