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되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사회적 인식 변화와 성인지 감수성 강화 속에서, 강제추행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는 높아지고 있고 수사기관 역시 성범죄 사건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피의자의 입장에서 억울하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초기 대응을 잘못하여 성범죄자로 낙인 찍히고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강제추행과 같은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초범이 수사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대응 방안과 주의점에 대하여 최신 판례를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형법 제298조에 규정된 강제추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이라고볼 수 있는 범죄이고 성범죄에 해당하기에 강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지는 범죄에 해당한다. 더불어, 강제추행과 같은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신빙성이 인정될 경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 판단이 내려질 수 있기에 초범이라고 해서 선처를 기대하거나 ‘나는 억울하니 수사기관과 법원이 나의 억울함을 알아줄거야’라고 생각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 가장 흔한 쟁점 중 하나는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가’이다.
대법원은 ‘피해자 등의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된다’고 판시하여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등 참조).
다만, 위 판례의 문언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진술 그 자체나 객관적 증거 및 정황과 모순되는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진다. 그렇기에, 성범죄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주요한 증거일 경우 사건의 전체 맥락과 객관적 정황을 분석하여 수사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의자들은, ‘아직 기소가 된 것도 아닌데 변호인을 선임할 필요까지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사 단계의 피의자 신문조서가 법원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증거로 작용하고, 수사기관의 초동 판단이 이후 사건 전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사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필요성이 크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변호사는 단순한 조력을 넘어 객관적 증거 확보 및 분석, 적절한 피의자 진술 전략 설계, 필요시 피해자와의 합의(성범죄는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연락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등 다양한 조력을 해줄 수 있다. 성범죄 사건을 많이 경험해본 변호사라면, 성범죄 사건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 방법을 제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피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조율해줄 수 있다.
강제추행은 성범죄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히고 초범이라고 할 지라도 처벌수위가 높기 때문에 피의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범죄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범이라고 해서 결코 안일하게 대응하여서는 안 된다. 특히 피해자의 진술 외에 명확한 증거가 없는 경우, 수사 초기 대응 방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역할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해와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에 성범죄의 경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매우 중요하다.
형사 절차의 시작은 피의자에게도 방어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침묵이 아닌 전략, 불안이 아닌 조력으로 대응하여 최선의 결과를 받아보도록 초기부터 잘 대응하여야 한다.
법무법인 태림 서울 본사 김준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