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 지나면 평소보다 이혼 소송 상담이 늘어나는데, 다문화 가정도 예외가 없다. 문화적 차이와 전통에 대한 기대가 충돌하는 다문화 가정에서 명절은 외국인 며느리에게 특히 큰 심리적, 신체적 부담을 주고,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 이혼 사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법 제840조는 이혼 사유를 명시한 조항인데, 그 중 가장 포괄적이고 유연한 사유를 규정한 민법 제840조 제6호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 함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99. 2. 12. 선고 97므612 판결 참조). 따라서 명절 기간 동안 발생하는 갈등이 결혼 생활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면, 이를 근거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명절 준비와 가족 행사에서 고부갈등, 시댁갈등이 심화되기도 하는데, 이는 민법 제840조 제3호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 민법 제840조 제3호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부당한 대우’라 함은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았을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므18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명절 준비와 가족 행사에서 시댁의 부당한 대우가 지속되어 왔다면 입증 여부에 따라 위 규정에 의해서도 이혼이 가능하다.
실제로 명절 때마다 시댁으로부터 과도한 간섭이나 비난을 겪어야 했고, 명절 노동을 강요 당했던 외국인 며느리는 민법 제840조 제3호와 제6호를 근거로 이혼과 위자료 청구를 했고, 재판부는 ‘시댁의 지속적인 비난과 모욕은 심리적 학대에 해당하고, 남편 역시 고부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거나 한쪽 편만 들어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외국인 며느리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바 있다.
위 사례와 같이 이혼 판결문에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이로 인한 이혼 사유가 인정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면, 배우자 뿐 아니라 배우자의 직계존속에게도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다만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가사노동 강요, 언어적 폭력, 명절 동안의 부당한 대우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 자료가 필요하기에, 명절 동안의 문자 메시지, 대화를 기록한 녹음파일 등의 증거를 확보하여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태림 고양 분사무소 서영은 변호사